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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가 진짜 원하는 곳은 어디인가? 패션업계 면접후기
    튼튼맘의 육아독서 2019. 5. 2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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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슴이 원하는 곳, 그것이 취업의 정답이다

     

     2주 동안 총 여섯 번에 걸친 스터디를 마치고 드디어 면접 바로 전날이 되었다. 합격 소식을 알려주는 면접 메일이 왔을 때 다른 기업과는 한 가지 다른 점이 있었다. 바로 면접 복장이 자유는 것이었다. 보통 정장 착용이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는 타 회사 와 달리 패션 회사인 관계로 지원자들의 옷 입는 센스를 보려고 한 것이다.

     

     패션 회사에 처음으로 붙었기에 자유 복장라는 의미가 어느 정 도 내에서 허용되는지 판단이 서질 않았다. 비록 자유라고 하지만 지원자들이 어느 정도 격식을 차릴 것이라 생각했다. 나는 면접날 연한 베이지색 블라우스에 바지를 입고 세미 정장 스타일로 면접장 에 갔다. 그런데 다소 가라앉는 색상의 연베이지 블라우스를 입고 간 나와는 달리 다른 지원자들은 저마다 열심히 개성을 표현하고 있었다.

     

     

     상의는 주황색 니트에 청바지를 입고 빨간색 캔버스화를 신고 온 지원자도 있었고, 손수건을 목에 둘러 패션 센스를 한껏 뽐낸 지원 자도 있었다. 이렇게 대부분의 지원자가 저마다 자신의 패션 감각을 드러내 보였지만, 나는 연베이지색 블라우스의 다소 진부한 복장으 로 면접장에 들어갔다. 4명의 지원자와 인성면접을 봤는데 나머지 지원자들의 옷차림을 보고 약간 주눅이 들기는 했지만 나름 자유복이니 세미 정장도 괜찮다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면접장에 들어서자마자 받은 첫 질문은 자신이 패션에 관심이 많은 증거나 경험을 이야기 해 보라는 것이었다. 첫 번째 지원자는 이렇게 말했다. “, 저는 지금 E기업 경영지원실에 근무하는 남자 친구의 영향으로 패션에 관심을 두게 되었습니다.” 실제 이야기이기에 구체적인 지원동기를 이야기하고 있었고, 이야기를 들으며 , 아는 사람이 있으니 정말 지원할 만하구나며 내심 공감하고 있었다.

     

     한편으로는 생각으로만 패션에 관심을 갖 고 있던 나는 무슨 답변을 해야 할지 머릿속이 점점 복잡해졌다. 두 번째 지원자는 이렇게 말했다. “저는 하루 1만 명이 들어오는 패션 블로그를 운영합니다.” 더 이상 들어 볼 것도 없이 나도 마치 면접관이 된 것처럼 뽑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동시에 내 답변을 열심히 생각하고 있었다. 나도 아주 잠깐 블로그에 패션 옷을 올린 적은 있지만, 그건 아주 잠시였음을 깨닫고 다른 답을 생각하기 위 해 면접이 진행되는 가운데에도 생각에 생각을 거듭했다. ‘나는 분 명 패션에 관심이 있지만 과연 뭘 했을까……?’

     

     

     

     세 번째 지원자는 저는 의상학과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해서 어떻게 그 두 학문을 접목시킬 것인지에 대해 대답했다. ‘……. 이 지원자는 더 들어볼 것도 없이 합격일세라고 혼자 마음속으로 평가를 내리고 있었다. 나는 이 세 사람의 패션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감은 이미 바닥을 기고 있었다.

     

     그리고 내 차례가 되었을 때 이 렇게 말했다. “! 저는 보험영업을 했습니다.” 나는 내가 한 일 중에서 제일 잘했다고 생각한 일을 말했다. 그러고 나서 곧바로 보험영업을 한 일이 패션에 대한 관심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지만, 힘든 일을 극복한 만큼 패션의 화려한 면만 보기보 다는 의지로 일하겠다는 의지를 열심히 어필해 보았다. 면접관들은 아무 반응도 없었지만, 다른 지원자들의 답변에 기죽지 않고 자신감 을 다시 회복했다고 혼자 뿌듯해했다.

     

     다음 질문은 영어 질문이었다. 영어를 담당하는 면접관이 영어로 질문을 던졌고, 그 답변 또한 영어로 요구했다. 영어 면접에 다른 지원자들이 모두 패스하겠다고 말할 때 나는 “It is hard to explain……이라고 말했다. , “죄송하다. 잘 모르겠다라는 말 대 영어로 표현하기 힘들다라고 영어로 말한 것이다. 남들은 쉽게 포기하려고 할 때, 모르겠다는 말이라도 영어로 해 보려고 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얻었다. 결과적으로 내 답변에만 방긋 웃는 면접관을 봤다.

     

     만약 면접 과정 중에 영어 면접이 있는데 자신이 없다면, ‘영어로 하기엔 어렵기에 다음엔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준비하겠다는 답변 을 영어로 준비해 간다면 나처럼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원자들의 근성과 의지를 보고 싶어 하는 자리가 면접임을 잊지 말라.

     

    그런데 스스로 끌어올린 자신감도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인턴 시절 보험영업을 했는데 왜 패션직무에 지원했냐?”라는 질 문에 금융권을 준비하면서도 늘 패션 의류가 좋아서 사이버 대학 에서 관련 학과를 다닐 생각을 해 왔다고 답변했다.

     

     미래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없었기에 그동안 살아온 삶 속에서 노력의 증 거가 될 만한 사례는 찾을 수 없었다. “보험은 적성에 안 맞고, 금융 은 지금 맞춰져 있는 스펙으로 갈 수 있는 확률이 높아서 잠깐 지원 했었다고 임기응변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나는 이어서 또 다른 질 문을 받았다. 하반기 때 어디, 어디에 지원하셨죠?”

     

    그 순간 머릿속이 하얗게 변했다. 보험업 등 금융업이 내 적성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으면 지원을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게 맞지만 실 제로는 지원을 했기 때문이다. 답변에 대해 앞뒤를 따져 보면 금융권은 지원하지 않았다고 대답해야 했다. 하지만 그러지 못했다. E업은 면접장으로 들어가기 전에 간단한 이력사항을 적는데, 이전에 지원했던 기업 이름을 적는곳에 모두 금융권을 적었다.

     

    앞뒤가 맞지 않는 나의 말에 스스로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고 있었다.  업 시장이 어렵고 사람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니 차선책으로 지원했 다고 답변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깊은 고민 없이 우왕좌왕 장래희망을 바꾸던 나는 결국 주눅 든 목소리로 □□은행, ○○증권사 등 5개의 금융회사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결국 나 스스로 면접관들에게 금융이 나랑 안 맞는다고 생각했 지만 돈은 벌어야 하기에 지원서를 썼었고, 여기 E기업에서 떨어지 더라도 다른 금융권에 붙으면 거기 가면 됩니다라는 메시지를 전 달한 것이다. 그렇게 짧고 달콤했던 서류 합격의 기쁨은 잠시였고 E 기업과 작별 인사를 했다.

     

     다수의 취업준비생이 그렇듯 끝이 보이지 않아 불안하기 때문에 당장은 어디든 가야겠다는 마음으로 이력서를 작성한다. 하지만 기 업 인사 담당자의 입장에서는 그런 지원자들이 아니라 우직하게 한 기업만을 바라보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라. 그러니 기업이 통보해 주는 합격과 불합격의 결과에만 일희일비 하기보다는 10개의 원서를 써서 10개가 모두 떨어졌다 해도 가슴이 꿈꾸고 있는 단 한 개의 기업과 직무가 있다면 결코 포기하지 말 . 준비하고 또 준비하다 보면 어느새 그 기업의 사원증을 목에 걸 고 있을 것이다.

     

     

    [기업을 선택할 본인의 권리를 잊지 말라]

     구직이 길어진 이유 중 가장 큰 원인은 어디를 가고 싶은지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증권사가 붙으면 , 증권사가 내 적성인가보다, 여기로 준비해야지’, 은행이 붙으면 아냐, 행인가’, 패션 업계가 붙으면 아니다, 오히려 패션 업계일지도 몰라고 이리저리 생각하며 머릿속으로 직업이 수십 번 바뀌었고, 그 과정에서 번번이 면접에서 합격하고자 하는 나의 의지를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예비 직장인들은 어떤 기업이 나를 고용해 줄 것인가라는 고민이 아니라 내가 어느 기업에서 일해 줄 것인가를 고민하. , 내가 가진 스펙으로 자신을 회사 등급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합격 기준이 모두 같다고 했을 때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 그리고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는 말이다. 적합한 기업을 찾는 여러 기준이 있겠지만, 10년 후에도 이 업계에 있을 때 뿌듯하고 후회하지 않을 직무와 기업을 고르도록 하라.

     

     남들이 보기에 번듯한 직장에 들어가도 이직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도 많고, 10년이 지나서야 이 길이 내 길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늦었다는 생각에 초조함과 더 깊은 고민에 빠지는 사람도 많다. 그러므로 한 살이라도 젊을 때 적어도 방향만이라도 잡아 두면 나중에 더 큰 방황을 하지 않을 수 있다.

     

    취업을 목표로 급급하게 행동했던 것도 내가 오랜 시간 취준생이였던 이유이다. 멀리 내다보고 내가 갈 길을 침착하게 한번쯤을 생각해봤어야 했다. 생각하며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누군가의 말처럼, 아무 생각 없이 살아온 날들이 지금의 내 위치를 만들었다고 여겼다.

     

     부디 초조함에 조급해 하지 말고,내가 가는 길의 이유를 돌이켜보자

     

     

    나는 왜 그 회사에 가려고 하는가?

    그게 내 인생에서 최선의 선택인가?

     

    한번 쯤 진지하게 생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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